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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영어

원서 읽어라 -안정효 선생님 (펌)

 

 

 (잉하에서 퍼왔습니다.)

영어책 통째로 읽기 – 안정효

한국에서 영어를 제일 잘하는 사람을 꼽으면 빠지지 않는 이름이 안정효다. 소설가이자 번역 문학가인 안정효는 대학 시절, 영어로 7권의 장편소설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작인 <하얀 전쟁>을 영어로 다시써 미국에서 출간하기도 했는데 당시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은 그를 “영어로 소설을 쓰는 주목할만한 작가’로 손 꼽았다. 

놀라운 것은 그가 한국에서 나고 줄곧 자라 47세에 비로소 미국 땅을 밟아본 ‘순수 토종’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인 중에도 상당수가 그를 교표 또는 재미 작가로 알고 있을 정도다. 그런 그가 강조하는 영어 공부법은 ‘쉬운 영어책 통째로 읽기’다 사전을 찾지 않고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어내는 방식이다. 


“ 사전을 안 찾고 영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는 못할지언정 그래도 읽어냈다는 성취감이 만만치 않으며, 단어를 찾고 내용을 자세히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스러운 의무감도 없어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


어려서부터 줄곧 시끌벅적한 시장통에서 살았던 그는 상인과 손님 간의 소란스런 악다구니에 질려 근처 조용한 대학 도서관을 도피처로 삼았다고 한다. 그러고는 도서관 생활에 맛을 들였다. 친구들이 대학 입학 후 해방감을 만끽하며 노는 데 여념이 없는 사이, 그는 도서관을 독차지하다시피 했고 하루 종일 책을 읽으며 보냈다. 그러면서 사전 없이 영어 소설을 읽는 데 재미를 붙이게 됐다. 


“ 뜻도 모르면서 책을 마구 읽어 나가는 기간이 처음에는 낭비처럼 여겨질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것은 언어 배우기의 터 잡기요 땅 다지기를 위한 기간이며, 나도 모르게 연습을 계속하는 과정이다. “


그 역시 처음 두세 권을 읽어내는 동안엔 내용이 전혀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정도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책의 전체적인 의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너덧 권으로 접어들 무렵부터 줄거리와 상황이 대충 이해되고 단어의 의미도 어렴풋하게나마 그려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감’으로 읽혀 배운 어휘는 머리에 깊숙이 각인됐고 어휘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거나 정말 궁금한 단어만 사전으로 찾아 확인했다. 그렇게 1년쯤 지내고 나니 도서관에 있는 영어책을 모조리 읽게 됐고, 일종의 경지에 오른 기쁨과 시야가 훤히 트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또 계속 글을 읽다 보니 자신도 글을 써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영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스스로 즐거워 시작한 영어 글쓰기가 평생의 업이 된 것이다. 

통째로 읽을 책을 고를 때는 사전 없이 읽기에 비교적 수월하고 널리 알려진 작품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그는 조언한다.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그 작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읽는 것도 방법이다. 안정효는 사전 없이 책을 100권가량 모조리 읽어낸 후에는 영어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돼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 마음을 다져먹고 하루에 한 권씩만 읽기 시작한다면 100권을 읽어내는 데 필요한 기간은 3개월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고도 70인생에서는 69년 9개월이 남는다. “


3개월에 100권! 지레 한숨부터 쉬는 이들에게 그는 잘라 말한다. “ 이만큼의 노력도 들이지 않고 영어를 잘하기 바라건 그야말로 과욕일 뿐이다. 그러고 보면 기다 겐과 안정효의 공부법은 결국 같은 결론을 향하고 있다. 요는, 뚝심이다.


<§잉하 주석 - 상기 " " 내용은 "안정효의 영어길들이기-영작편"에 나오는 구절입니다.>